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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사무실을 혼자 지키고 있었다.
점심을 너무 든든히 먹은 탓인지, 봄날 같은 햇살 탓인지
나는 슬금슬금 밀려드는 졸음을 겨우 참아내는 중이었다.



"따단 따따따단 따라라라~~"

(내 벨소리이다. 표현력 부족이지 단음 아니고,
일기예보 시그널로 쓰이는 Music Box Dancer이다. ㅡㅅㅡ)


"여보세요?"

"정지은씨 핸드폰 맞나요?"

"네 전데요, 어디신가요?"

"아~ 꽃배달 가려고 하는데요. 주소가 이도이동...."

"어..? 저 꽃배달 올데 없는데요(--;) 어디서 보낸건가요?"



써놓고 보니 조금 웃기긴 하지만;; 제주도에 아는 사람도 없고
생일도 아닌데 친구나 가족이 보냈을리도 없고;;;
스토커가 아닌 이상 꽃배달이 올리 없다고 생각한 나였다.

"이게...흠..(뒤적뒤적) 정오의 희망곡에서 보내는 건데요?"




꽃바구니라길래 은근히 기대를 했었나보다.

'에이~ 디게 작네.. 꽃바구니에 사탕은 왜 꽂혀있는거지?
화이트데이 때 팔다 남은건가? '

궁시렁궁시렁 대며 향을 맡았는데...




아...

조금 오버해서 말하자면 저절로 눈이 감겼달까? 후훗


.

.

.


나는 꼭 필요한 경우를 외하고는 꽃 선물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허브나 선인장같은 작은 화분은 몰라도 꽃다발이라던지 꽃바구니는
얼마지나면 시들어버리는데 단지 기분용으로 쓰기엔 아깝잖은가.
그래서인지 꽃다발을 선물받고 기뻤던 적도 한두번 정도 뿐이지만
반대로 꽃 때문에 늘 행복했던 때가 있었다.


아침 보충수업부터, 정규수업, 야자까지 마치고 또 학원에서 놀았던(;;)
하루의 거의 모든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했던 고등학교 시절.
기념일도 아니고 따로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우리는 예쁘게 포장한 꽃 한 송이를 건네곤 했었다.


주로 카라나 백합, 해바라기 등이었는데
그리 많지 않은 용돈으로 사면서도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당시에는 그런 일들이 내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몰랐지만,
되돌아 생각해보면 공부를 열심히 하든, 안하든
그저 고등학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갑갑했던 그 때에
꽃 한 송이가 주는 여유는 실로 컸던 것 같다.


나 혼자만의 감정을 추스리기도 벅찼을 아이들.
그렇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새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또 받으면서
알게 모르게 울기도 많이 울었을 것이다.

그 서운한 마음으로 끝내지 않고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지금껏 가까이에서 지낼 수 있는 것도
다 그 작은 마음들이 모아졌기 때문이겠지.



100송이 1000송이 보다 소중한 한 송이.

한 송이의 꽃에 담겨진 애틋한 마음.





샛노란 프리지아에서 나는 향이 너무 상큼하다.



... written by saesam,0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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